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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명대사

응답하라 1988 18화 굿바이 내사랑 류준열 명대사 인생은 타이밍

by 멋과풍류 2020. 3. 4.

응팔이 끝난지 4년. 

어떤 알고리즘이 날 유튜브 영상으로 이끌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다시 보는 응답하라 1988은 여전히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응답하라 시리즈 중 1988을 가장 재미있게 봤는데, 이유는 단 하나다. 

 

주인공들의 '러브 스토리'보다 부모님들의 내리사랑과 그 시절의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다. 

 

비오는 어느날 밤, 보라(류혜영)가 데모로 인해 쫓기는 상황. 걱정이 앞섰던 엄마가 보라를 찾아 나서고, 낯선 남성들에게 둘러 쌓인 딸을 필사적으로 저지한다. 그 순간 엄마(이일화)에겐 자존심 따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보라의 시선은 엄마의 발. 피나는, 젖은 낡은 양말에서 무엇을 느낀 것일까?

브라운관을 타고 안방으로 들어오는 시린 엄마의 사랑은 보는 이들의 눈물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안됩니더. 안됩니다. 야가 누군데예~(중략)"

 

그리고 정말 정말 와닿았던 대사가 있는데, '어남류'를 지지했던 내게 '사랑'이 아닌 다른 의미로 다가온 명대사다. 

 

인터넷으로 찾던 중 비슷한 글을 발견했는데, 

 

운명은 그리고 타이밍은 그저 찾아오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 내는 기적 같은 순간이다. 

주저 없는 포기와 망설임 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나빴던 건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임들이었다. 

 

이렇게 요약된 글이었다.

당시 정환의 내레이션 완성된 대사는 아래와 같다. 

 

 

운명은 시시때때로 찾아오지 않는다. 

적어도 운명적이라는 표현을 쓰려면, 아주 가끔은 우연이 찾아드는 극적인 순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운명이다. 

그래서 운명의 또다른 이름은 타이밍이다. 

 

만일 오늘 그 망할 신호등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면, 그 빌어먹을 빨간 신호등이 날 한 번이라도 도와줬다면.

난 지금 운명처럼 그녀 앞에 서 있을지 모른다. 내 첫사랑은 늘 거지같은 그 거지같은 타이밍에 발목잡혔다. 

그 빌어먹을 타이밍에.

 

그러나 운명은 그리고 타이밍은 그저 찾아오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 내는 기적 같은 순간이다. 

주저 없는 포기와 망설임 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그 녀석이 더 간절했고 난 더 용기를 냈어야 했다. 

나빴던 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임들이었다. 

 

혜리를 놓친 것에 대한 자책이 아닌, 도전하지 못한 조금 더 노력하지 않은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한 정환. 

이 내레이션을 듣고, 또 보고 난 소름이 돋았다. 

 

내심 우연과 운명을 바라는 허무맹랑한 꿈이 한순간 무너졌다. 

어떠한 목표를 두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자만이 결국엔 선택을 할 수 있고, 기적을 만들어 낸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과연 난 선택할 자격이 있을까, 기적 같은 순간과 마주할 수 있을까. 

포기는 빨랐고, 용기는 없었다. 

 

하지만 이 글은 본 뒤로는 조금씩 달라지려 노력 중이다. 

생각한 대로, 하루의 목표 최소 반은 노력하고 있다. 

 

갑자기 원피스 로저의 오른팔 명왕 레일리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세상엔 우연 따위 없을지도 모르지. 모든 것이 필연인 것처럼, 인연은 서서히 그 형체를 이뤄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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