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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영화 리뷰

범죄와의 전쟁 한국형 누아르,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화 때문?

by 멋과풍류 2020. 3. 8.

관객수 4,720,060명. 

2012년 2월 2일 개봉. 

러닝타임 133분.

감독 윤종빈.

출연 최민식, 하정우, 조진웅, 마동석, 곽도원, 김성균, 김혜은 등. 

 

범죄와의 전쟁 영화 초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0년 10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 질서 새 생활 실천'을 위한 국민과의 대화에서 범죄와 폭력소탕을 선언하고, 성과가 미흡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하는 이 메시지는 영화에서 크게 중요치 않다. 

형배(하정우)와 익현(최민식) 사이에서 벌어지는 조폭과 일반인 그리고 정치인 간의 쫀쫀한 재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형배와 익현의 명대사가 각종 패러디를 낳으면서 흥행할 수 있었다. "살아있네~" "내가 임마 으이!" 등등. 

 

군더더기 없이 영화가 재미있었다. 하정우의 먹방씬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무한도전의 유재석과 데프콘(대포폰) 편을 보면 알 수 있다. (굳이 중화요리 음식점에서 탕수육을 먹고 생수로 가글을 했을까, 다른 수많은 패러디도 낳았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철학적인 메시지도, 감독이 전하는 뜻 등의 모든 것을 떠나 전개 자체가 찰졌다.

문제는 이 범죄와의 전쟁이 개봉하면서 영화 초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내뱉은 말로 주목됐다는 것. 

 

그 시절을 살지 않은 관람객들이 관심을 가진 건 결국 '정치 성향'.

 

"이 영화 진짜 있었던 일이야?"

"아니, 10년 전 일인데 너무 다른거 아니야?"

"미화다. 미화!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잘한 거 하나도 없어."

 

"모든 외근 경찰관을 무장시켜서 범죄와 폭력에 대해 정면으로 대응토록 할 것입니다.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은 일회성 조치로 끝나지 않을 것이고 국민 여러분이 그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이것을 지속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미흡하다면 특단의 대책도 강구할 것입니다."

 

이것이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시 한 말이다. 당연히 이후 다른 말도 했다. 

 

 

 

결과론을 떠나 과정론을 떠나 영화의 재미만 따졌을 때 범죄와의 전쟁은 흥행요소가 충분했다. 

출연 배우와 그들의 대사는 당연한 것이고, 당시의 분위기도 곧잘 살려냈다. 

 

그런데 거슬리는 것이 있다. 꼭 영화를 정치적으로 풀어낸 해석이다. 정권에 따른 문화계의 바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누가 이 범죄와의 전쟁을 두고 정치적인 풀이를 할까? 의아함을 떠나 지나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진짜 말 그대로 영화일 뿐이다. 다만, 지나치게 뚜렷한 정치성향을 띄는 영화가 있다. 정치적인 영화는 보고 싶은 사람만 보면 된다는 것이다. 보고 느끼고 배우면 된다. (아쉬운 건 뚜렷한 성향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정말 단순하게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면 된다. 그 뿐이다. 

실화는 진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소개되니까 말이다. 범죄와의 전쟁, 내용은 실화가 아니다. 시대적 배경과 문화 등이 비슷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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