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차'. 원작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
줄거리는 이렇다.
갑자기 행방불명된 경선(김민희)을 쫓는 두 남자.
한 남자는 경선과 결혼을 약속한 문호(이선균), 다른 남자는 문호의 사촌형이자 전직 형사인 종근(조성하)이다.
결말.
경선은 아버지 빚 때문에 한 번의 이혼을 경험했고, 출산을 했고, 사랑하는 남자와 아이를 모두 잃은 여성.
그러니까 경선이 마땅한 연고가 없었던 선영(차수연)을 살해한 후 신분세탁을 한 것이다.
이 신분세탁이 위태하자 경선은 문호의 동물병원 고객을 타깃으로 설정, 행동에 움직이는데, 이를 눈치챈 두 남자가 움직인다.
문호와 종근은 다른 뜻을 품고 경선을 찾아 나서는데, 영화에서 문호와 종근의 입장이 갈린다.
문호는 진심으로 경선의 행복을 바랐고, 종근은 경선을 체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경선은 용산역에서 문호에게 덜미가 잡히고, 종근에게 쫓긴다.
그녀는 결국 투신을 택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 '화차'를 보며 흥미로웠던 것은 문호의 절절한 사랑도, 경선의 절박함도 아니다.
전직 형사인 종근의 수사였다. '영화니까 가능했겠지'라는 생각 보다는,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우리나라 경찰들이 떠올랐다.
이미 영화 초반부에서 문호가 경선의 실종신고를 하는 과정에서부터 현 경찰들의 태도를 꼬집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 수많은 영화에서 경찰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민중의 지팡이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경찰에겐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할말은 해야겠다.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파출소. 그들의 나이만 봐도 이미 범죄자와의 달리기에서 졌다. 몸싸움에서도 졌다.
'사기'로 넘어가보자. 당장 보이스피싱 피해액만 검색해도 2018년 4천400억, 현재는 코로나 관련 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
인출책을 검거할 것이 아니라, 해외로 출장을 가든지 무슨 수를 써서 이 거대한 사기 조직을 잡아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영화 '화차'도 마찬가지다. 종근의 집요한 수사가 아니었다면 문호는 경선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하면 되는데,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왜?
내 일이 아니니까. 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직장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니까. 사명감 따위는 없으니까.
근무시간이 아닌 때에 어떤 특정 상황과 마주한다면 당연히 움직이겠지.
그런데 귀찮은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경찰뿐만 아니라 정부의 태도도 문제겠다.
또 업무 과부화도 지적하고 싶다. 필요없는 부서에 필요이상의 인원이 배치돼 있고, 굳이 필요없는 인원이 경찰이 돼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
실제로 친구 한 놈이 몇 천만원대의 사기를 당했다. 신고를 했다. 경찰의 반응은?
늘 해오던 동네 아줌마를 상대하는 은행원처럼 업무를 처리하는 듯했고, 친구는 애가 타서 미칠 지경이었고.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들었던 내 친구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돈을 메우기 바빴다.
이렇게 되면 법도 바꿔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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